새싹이의 뗏목 서바이벌
뗏목 서바이벌은, 뗏목 대회에 나갔던 새싹이가 천재지변으로 인해 바다에 표류하게 되며 생기는 이야기이다. 다양한 아이템들을 이용해 바다에서 하루하루 살아남아가며 맞이하는 엔딩들을 수집해 일지를 채워나가는 것이 게임의 주 콘텐츠이다.
작은 뗏목에는 겨우 잠을 청할 수 있는 짚 돗자리와 물고기를 몇 번 낚으면 망가져버릴 듯 한 낚시대 하나, 유일한 친구 꽃게만이 있다. 당장에는 바다에서 떠내려오는 아이템을 주워서 살아남을 수 밖에 없다.
이 게임은 시중에 있는 “Raft Survival” 이라는 게임과 많이 닮아있다. 기획자 또한 그 게임을 생각하며 만들었다고 한다. 2D 그래픽으로 귀여운 느낌을 냈고, 모바일 플랫폼에 맞게 한 판의 길이를 짧게 잡았으며, 복잡한 조작 대신에 클릭으로 대부분의 활동이 이루어지는 간단한 조작을 채택하였다.
총 40종 이상의 아이템이 존재하며, 10종의 베이스 아이템(바다에서 떠내려오는 아이템)과 그를 조합해 만들거나, 조합해서 만든 물건을 이용해 생성되는 아이템으로 이루어져 있다. 가끔 떠내려오는 보물상자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아이템을 얻기 위해선 조합이 필요하다.
아이템은 바로 섭취, 재료, 설치 사용, 소모 사용으로 나눠진다. 섭취하는 아이템은 음식류로 섭취시 바로 사라지며, 재료는 제작용으로만 사용이 가능하다. 설치사용은 뗏목 위에 설치해두고 사용하는 것으로 반영구적인 물건이다. 자주 쓰는 아이템과 자주 안 쓰는 아이템의 비율을 잘 맞춰서 확률을 조정하는 것이 꽤 어려웠다.
음식물은 7가지가 존재한다. 날생선과 익힌생선 각 3종, 홈런볼로, 생선은 낚시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고 홈런볼은 비닐을 주울 때 일정 확률로 얻을 수 있다. 물고기는 모닥불에 익혀야 하기 때문에 모닥불을 제직하지 않으면 음식물 섭취시 체력이 감소하는 리스크가 생긴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 초반에는 반드시 생존에 필요한 설치용 아이템들을 만드는 것이 요구된다. 설치용 아이템에는 음식조달-낚시대
, 음식요리-모닥불
, 에너지증가-이불
, 물제작-정수장치
, 새로운 엔딩-통신장치
, 빠른엔딩-노
가 있다. 보이는 바와 같이 각 설치용 아이템은 딱 하나의 역할만을 수행한다.
그러나 설치 아이템을 설치한 후에는 낚시-조리-먹기, 정수시작-물생성-물마시기 두 가지 패턴만 반복하면 살 수 있었기 때문에 후반부로 갈수록 게임이 루즈해지게 되었다. 우리가 상어시스템을 도입한 가장 큰 이유이다. 가끔 나타나서 플레이어의 체력 -50, 혹은 플레이어의 설치된 아이템 1개에서 2개를 파괴하는 역할로, 다급한 순간을 만들어준다.
지금까지 소개한 요소들이 우리 게임의 전부이다. 이것들을 베이스로 대부분의 기능이 작동한다.
15종의 엔딩을 모두 보면 진 엔딩에 해당되는 에필로그 버튼이 해금된다. 에필로그는 청소년 기획자의 그림을 그대로 선 따서 만들었다. 여기에는 따로 올리지 않겠다.
엔딩은 모두의 그림이 들어갔으면 하는 바람에, 본인도 딱 3장을 그렸다. 위는 그 중 하나이다. 엔딩별 문구는 일러스트만 나오기 섭섭해서 프로토타입 제작할 때 3줄 적어본 것이 반응이 좋아 넣게 되었다. 문구는 최대한 가볍고 유쾌하게 적기 위해 신경썼다.
아래는 게임 영상이다.
Smilegate Teens Challenge
이번 기회 또한 스마일게이트에게 받았다. SGM 11기 활동을 통해서 인연이 생겨 이 소식을 전해받을 수 있었다. 받은 도움이 많아서 도움을 주기 위해 참여했지만, 지금 돌아보니 소중한 기회를 한 번 더 제공받은 것 같다. 늘 감사하다.
스마일게이트 틴즈 챌린지는 작년 12월부터 진행된, 청소년 대상 게임 개발 지원프로그램이다. 청소년 기획자는 8살부터 19살까지 다양한 나이대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아이들은 한달동안 받은 교육을 통해 저마다의 기획을 가지고 있었다. 내가 아이들을 만난 것은 아이들이 자신의 기획을 발표하는 수료식이 열린 날이었다.
수료식에서는 아이들이 각자 자신의 부스를 구성하여 게임 기획을 소개해주었다. 굉장히 참신한 기획들이 많았다. 우리는 그 중에서 몇 개의 기획을 뽑아 개발해주는 역할을 맡았다. 멘토라고 해서 따로 교육을 해줘야하는 건가 생각했는데, 어린 기획자와 팀을 만들어서 개발하는 느낌에 더 가깝다. 고등학교 친구들은 우리가 개발을 해주는 것보다 직접 또래와 팀을 꾸려서 개발을 해보는 것이 그 아이들에게 더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주로 초중학교 학생들 위주로 개발팀을 배치했다.
틴즈 챌린지 게임잼
수료식이 끝난 후, 원하는 팀을 물어보셨다. 수료식에 참여하였기 때문에 기획을 직접 눈으로 보았고, 그래서 선택의 기회가 주어진 것 같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다른 팀에서도 지망 팀을 받았을 수도 있다. 정확하게는 모르겠다.) 나는 지금 속해있는 뗏목 서바이벌을 지목했다. 감사하게도 내 바램대로 이 팀에 배정되었다.
게임을 팀별로 만나서 만들기 전에, 프로토타입을 만들기 위한 게임잼이 진행되었다. 1박 2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굉장히 급하게 만든 감이 있지만, 아이들에게는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 (물론 아이들은 출퇴근하였다! 개발팀과는 시작과 끝을 함께 해주었다!) 프로토타입을 빠르게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으며, 요청사항이 바로 적용되는 개발 과정을 체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개발하면서 특히, 기획자의 요구와 초기 컨셉은 거의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힘썼다. 특히 아트 팀원이 기획서의 그림을 거의 그대로 옮겨주어서 비주얼적으로도 우리 의도가 와닿았다. 중간중간 이스터에그로 기획자의 기획 스케치를 집어넣기도 했다.
틴즈 멘토링 수료
게임은 매주 만나서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가 막 한국에 들어섰고 프로그램의 대상이 아이들이었기 때문에 대폭 간소화 되어 진행됐다. 두 번의 만남 후에 바로 최종시연회가 있었기 때문에 주최측에서 제공되는 날 외에도 추가적으로 만남이 필요했다.
아이와 따로 만나는 것은 어려웠기 때문에 아트팀원 형님과 나, 둘이서 개발을 진행했다. 그마저도 많이 만나서 하지는 못하여서, 시연회 당일 아침에 와서 빌드세팅을 하며(IOS빌드를 갑자기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버렸다) 어수선한 스타트를 끊었다.
멘토링 시연회에는 부모님들과 아이들, 스마일게이트 분들이 오셔서 진행되었다. 팀장인 청소년 기획자도 이 날 시연회와 함께 처음으로 알파 버전을 플레이하게 되었는데, 와우 버그를 끝내주게 잘 잡아줘서 웃픈 순간이었다. 조금 더 소통을 하며 개발을 했으면 좋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개발
틴즈 멘토링 수료를 종점으로 대부분의 팀은 해체되었지만, 우리 팀은 개발을 이어가기로 마음먹었다. 팀장인 청소년 기획자친구와 합도 잘 맞았고, 무엇보다 모든 팀원이 개발을 마무리짓고 싶어했다.
이 뒤로는 일주일에 한 번, 아트 팀원 형님과 카페에서 만나서 개발을 진행하였다. 코로나 19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온라인 작업으로 전환하였지만, 거의 1주일에 한 번씩 작업을 이어나갔다. 기획자친구 또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피드백을 주고 기획을 수정하며 보완해나갔다. 모두들 관심을 놓지 않았다는 점이 감사하다.
후기
솔직히 말해서 UI나 연출, 안내, 잔 버그 등… 제대로 마무리를 짓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말하기에는 마감을 서툴게 짓기는 했다. 많은 부분이 아쉽고 더 보완할 점도 눈에 보였지만, 개개인의 현업 사정 상 더 이상 늦출 수가 없어서 출시를 결정하였다. 세세한 부분들은 시간날 때 마다 업데이트하여 보완할 생각이다. 기획자친구 또한 강력하게 이스터에그 추가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 부분에 대해서도 한 번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스트레스 크게 받지 않는 즐거운 프로젝트였다고 생각한다. 기획자친구에게도 즐거웠던 몇달이었기를 바란다. 다음에도 틴즈 챌린지와 같은 기회가 온다면 놓치고 싶지 않을 것 같다.